정몽준 “반값등록금...존경심 훼손”...‘무서워’

[주장]그렇다면 사람에 대한 존경심도 돈에 따라서 결정?

이민선 | 기사입력 2014/05/21 [11:39]

정몽준 “반값등록금...존경심 훼손”...‘무서워’

[주장]그렇다면 사람에 대한 존경심도 돈에 따라서 결정?

이민선 | 입력 : 2014/05/21 [11:39]

 

 

예상은 했지만, 보통사람들과는 역시 달랐다.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를 이르는 말이다. 재벌가의 일원인 그가 우리 사회를 보는 무척 ‘특별한 시각’이 그의 발언을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최고 교육기관으로서의 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떨어뜨리고 대학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을 훼손시킨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 누가 무슨 질문을 했기에 이런 말을 한 것일까? 문맥을 보면 가끔 터지는 사학비리에 대한 견해를 물어서 이런 답변이 나온 듯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적정 등록금이 얼마라고 생각하느냐”는 대학 신문사 기자 질문에 ‘반값등록금’을 언급하며 한 말이다.

지난 20일, 정 후보는 ‘서울권 대학 언론연합회’ 대학생 기자들과 간담회를 했다.

 

원용찬 서울과학기술대학교신문 보도부장(21)이 정몽준 후보에게 “대학 진학율이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 상 교육의 질과 등록금은 화두일 수밖에 없다”면서 “적정 등록금이 얼마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정몽준 후보는 “반값 등록금은 학생들은 부담이 줄어드니 좋아하겠지만, 우리나라 대학이 최고의 지성이라는데 ‘반값’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며 “반값등록금 취지는 이해하지만 최고 교육기관으로서의 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떨어뜨리고 대학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을 훼손시킨다”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정 후보의 사회 인식이 대중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는 누리꾼들 반응을 보면 알 수 있다. 트위터에 올라온 누리꾼들 글이다. 한번 보자.

 

“역시...정몽준 다운 생각이야...ㅎㅎㅎ 일반 서민과는 동떨어진 생각...”

 

“이건 뭐야? 그럼 등록금 싼 서울대 졸업생은 비싼 사립대 나온 졸업생에 비해 존경심이 떨어지는 거야? 근데 서울대는 왜 가려고 난리야, 강남에선. 아니, 그럼 정 후보 아들께서는 등록금 제일 비싼 대학 가려고 재수 하는 거야?”

 

“당신 세상에선 돈 많은 게 존경인가 보오? 천박합니다. 돈과 존경심을 결부시키는 게. 참 그래야 당신이 존경 받을 수 있는 것이니까 그런 태도가 당신의 참 모습이겠군요.”

 

“역시 금 숟가락 물고 태어난...등록금 때문에 방학마다 목장갑 끼고 벽돌지게 메느니 존경 좀 덜 받고 살겠습니다!!”

 

비교적 정제되고 점잖은 글만 고른 게 이 정도다.

 

사실, 평범한 사람들이 재벌들의 생활이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재벌을 주제로 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게 전부일 게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가끔 유쾌하지 않은 대사가 나온다.

 

“얼마야 돼, 얼마면 되냐고, 돈으로 다 사버리겠어”라는 대사가 바로 그것이다.

 

몇 해 전 잘 생긴 배우 원빈이 드라마에서 한 대사다. 썩 유쾌하지 않은 대사였다. 여자의 마음을 돈으로 사버리겠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이 대사가 의미하는 것은 물질만능주의가 판을 치는 우리시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한 마디였다.

 

그의 대사에는 돈이면 심지어 여성의 사랑까지도 쟁취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과, 기꺼이 돈으로 마음을 사겠다는 의지가 투영되어 있다. 한마디로 돈이면 못 살게 없다는 오만한 발상인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건,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 그것도 정치인의 말에서 물질만능주의가 판치는 현실을 목격했다는 점이다.

 

정 후보의 “최고 교육기관으로서의 대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떨어뜨리고 대학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을 훼손시킨다”는 말이 ‘물질’위주로 돌아가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의 의식에는 사람에 대한 가치보다는 돈의 가치가 우선이라는 무서운 생각이 자리 잡고 있는 게 분명하다.

 

대학 졸업성에 대한 사회적 존경심이 등록금의 액수에 따라 결정된다면 사람에 대한 존경심 또한 인격이나 인품 보다는 돈의 많고 적음에 따라 결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정말로 이런 풍토가 지극히 당연시 된다면, 돈 없는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 정말 무섭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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